케냐2010.09.08 05:30









 지난주에 제 아내 생일이었습니다.

결혼 한지 이십 몇 년이 흘렀지만

제대로 생일을 기억해준 적이 별로 없는 0점짜리 남편입니다.

 아내는 제 생일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데…….

 

아프리카까지 따라와 불평 없이 내조해 주는 아내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감기 앓은 횟수도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건강한 아내인지라
남들 보다 힘들게 일을 해도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주 여기 저기 아프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번 한국 다녀 올 때는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해 부항기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며칠 전 담이 결려 고생할 때 부항 뜨고 사혈에 주니 고맙다고 하더군요…….

내가 얼마나 무심한 남편이었으면 이런걸 가지고도 고맙다고 말할까 생각하니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반성하는 차원에서 설거지, 빨래, 집안청소등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아내를 돕고 있습니다.



빨래 한 후 팔이아파 잠못드는 아내의 팔에 파스를 부쳐줬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아내 생일을 잊지 말아야지 결심했습니다.

달력에 표시하면 눈치 채니까 일기장에 일주일 전 되는 날부터 표시해 두었습니다.

아내생일 일주일전,

아내생일 6일전

.

.

내일은 D데이!! 이래도 또 잊어먹으면 당신은 XX!!!

 

하지만 뭐 해줄 것이 없었습니다.

시장을 뒤져도 마땅한 것이 없었구요.

사실 자상한 남편이라면 한국서 미리 준비해 가지고 왔어야지요…….

 

결국 선물 없이 이벤트만 준비했습니다.

촛불로 하트 만들기.....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하지 마세요....ㅎㅎ)

 

생일 전날 밤 아내가 잠든 사이 양초 두 곽을 헐어 하트를 만들어 상위에 세웠습니다.

그리고 생일날 새벽 일찍 일어나 동이 트기 전 모든 초에 불을 붙인 다음

잠자는 아내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피곤한데 잠 좀 더 자게 내버려 두지 왜 자꾸 깨워…….”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 다시 자....”

 

 



졸린 눈을 비비고 나온 아내.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이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그런데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초 아깝다고 훅 불어 꺼버리는것이 아니겠습니까!!! ...OTL.....

 

그러더니 추상같은 명령을 제게 내리시었습니다.

“다음 지시사항이 있을 때까지 이 초들 중 한 놈도 자리를 이탈해서는 안 됩니다.

알겠습니까?“

 

다음날 멋모르고 이제 됐겠지 하고 초를 쓰러뜨렸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여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이곳이 음악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이라면
김광석님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같이 올려 드렸을 텐데 무척 아쉽습니다.
우리 부부 60대 되려면 아직 한참 더 살아야 하는 젊은 부부인데도
그 노래만 들으면 아내에 대한 애틋함이 뭉클뭉클 솟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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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0.09.08 10:22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끄럽습니다...^^
      소개해 주시면 영광이지만
      괜히 독서가님께 누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사랑 듬뿍담긴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10.09.08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2. 미안해 보다는
    사랑해 한마디로 다 녹아버리는것이 여자이며 아내이지 않을까 싶어요..
    거창한 선물보다 마음담긴 하트촛불에 이미..
    마음 한가득 선물 받은 기분이었을겁니다..

    2010.09.08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참 철이 늦게 들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여러번 했어도
      사랑한다는 말에 인색했던것을 보면요...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비바리님,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2010.09.08 12:05 신고 [ ADDR : EDIT/ DEL ]
  3. 나름의 방법으로 해주신 이벤트에 감동을 받으셨나봅니다.
    추상 같은 명령에는 이걸 즐기겠다는 아내분의 깊은 마음이 들었는 것 같네요.
    두 분 행복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2010.09.08 1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작은 정성에 비해 너무 큰 감동을 받은것 같아요...
      댓글 다는 이순간도 멀리서 아내의 노래소리가 들려오네요....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0.09.08 15:17 신고 [ ADDR : EDIT/ DEL ]
  4. 소박한 독서가님의 글을 보고 왔습니다. ㅎㅎ
    케냐에서 살아가는 교민분이라고...
    저도 이곳에서 열심히 응원해드리겠습니다.
    멋진 양초선물 잘 보았구요, 제 축하 메세지도 전해주세요~
    축하드립니다!! 두 분 행복하게 사세요. ^^

    2010.09.09 07: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올해 같은 생일은 처음이라고 집사람이 행복해 하네요...^^
      DDing님께 감사인사 꼭 전해 드리라고 합니다.
      진심어린 사랑이 담긴 댓글 넘 감사합니다.
      저도 이곳 인터넷 속도가 허락하는 대로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2010.09.09 12:52 신고 [ ADDR : EDIT/ DEL ]
  5. 비밀댓글입니다

    2010.09.09 07:36 [ ADDR : EDIT/ DEL : REPLY ]
    • 정성어린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티스토리 가입은 작년에 했는데 블로그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포스팅 한 번 하자면 온종일 걸리니....
      그래서 포기 했다가 몇 달전 다시 시작은 했어요.
      잘될진 모르지만 암튼 이번엔 포기하지않고 최선을 다할겁니다.... 열심히 응원해 주세요....^^

      2010.09.09 13:00 신고 [ ADDR : EDIT/ DEL ]
  6. 먼 타국땅에서 아름답게 사신다는 소식 전해 듣고 들렀습니다...역시나 아름다운 사연 잘 보고 갑니다...두 분 더 행복하세요...자주 들르겠습니다...^^

    2010.09.09 07: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끄럽습니다.....
      진짜 아름답게 살도록 노력할께요....
      저도 인터넷 환경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전해 주신 따뜻한 사랑 잘 간직하겠습니다.

      2010.09.09 13:11 신고 [ ADDR : EDIT/ DEL ]
  7. 소박한 독서가님의 소개글을보았어요
    아주 감동적인 선물이십니당
    저도 작은 것에 만족하고 행복할줄 아는
    주부가 되도록 할게요^^

    잘보고 갑니당 ^^늘건강하시고 주욱 행복 하셔요^^

    2010.09.09 08: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부끄럽네요...이제야 집사람 마음을 조금 알게 된것이...
      사랑이 듬뿍 담긴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운영님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인터넷 환경이 허락하는대로 찾아가 뵙겠습니다....^^

      2010.09.09 13:24 신고 [ ADDR : EDIT/ DEL ]
  8. 너무 아름다운 마음이 보여요!
    사랑이 듬쁙 담긴 양초 선물! 그이상 뭐가 필요할까요?
    여자들은 단순하여, 마음이 담긴 선물이면 그 이상 바랄것이 없답니다.
    아주 잘 하셨네요~~ 먼 이국땅에서 고생하며 보내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아요~~
    손에 파스을 잔뜩 붙이신걸 보니.... 소박한 독서가님 덕분에 좋은 이웃이 생겨
    기분이 너무 좋아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행복하시길 바래요~~^^*

    2010.09.09 12: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내가 그렇게 단순한줄 이제야 알게 된것을 보면
      참 저는 무심한 남편임엔 틀림없습니다....
      저 역시 설보라님같은 좋은 이웃이 생겨 넘 행복합니다.
      독서가님 실망시켜 드리지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10.09.09 13:31 신고 [ ADDR : EDIT/ DEL ]
  9. 時페라뮤지엄

    아주 먼곳에서 그래도 오붓하게
    사랑스런 마음으로 의지하며 사시는 모습이 정겨웁습니다..
    더욱 자주 찾아뵐께요
    마음이도 다녀갑니다..총총^^

    2010.09.09 1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이먹을 수록 부부밖에 없다는 어른들 말씀을
      예전에는 잘 이해하질 못했었는데
      이제 그 말씀들이 무슨뜻인지 조금씩 이해가 되네요...
      따뜻한 댓글 감사하구요...
      저도 인터넷 환경이 허락하는대로 자주 찾아가 뵙겠습니다....^^

      2010.09.09 13:35 신고 [ ADDR : EDIT/ DEL ]
  10. 소박한 독서가님을 통해 들어와 보게되었네요^^

    먼곳 타지에서도 그곳에 적응하시고 또 아내사랑을 해주시니 참 보기 좋습니다 ^^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사랑하시고 좋은 소식 많이부탁드립니다^^*

    2010.09.09 16: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집사람에게 더 자상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께요....^^
      인터넷 사정이 허락하는한 부지런히 올려보겠습니다.

      2010.09.09 18:29 신고 [ ADDR : EDIT/ DEL ]
  11. 소박한 독서가님의 추천글을 읽고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마사이님을 통해 거리가 먼 이웃의 소식도 종종 듣게 되겠네요. ^^

    2010.09.09 19: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늘은 종일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이웃을 많이 만날수 있어서...
      저도 감자꿈님 자주 찾아가 뵐께요...
      단 인터넷속도가 허락할때만요...^^
      감자꿈님하고 좋은 인연 될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09.09 21:16 신고 [ ADDR : EDIT/ DEL ]
  12. 아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전 나이가 아직 젊으신 분으로 착각을 했었어요.
    이 글을 보니 저와 비슷하시거나 아니면 조금 아래가 되신다는 것을...ㅎㅎ
    부부가 힘든 곳에서 함께 고생을 하시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두분의 사랑이 영원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10.09.09 20: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마 제가 좀 아래일겁니다....^^
      꽁보리밥님, 제 아내 생일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잖아도 아내가 종종 그럽니다.
      "여보, 우리 갈때도 같이 가자.
      누가 먼저 떠나면 넘 슬프잖아..."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다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2010.09.09 21:17 신고 [ ADDR : EDIT/ DEL ]
  13. 비밀댓글입니다

    2010.09.09 21:22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 너무 멋지신 분이네요
    그 초는 왜 스러뜨리지 말라고 하신 건가요?

    2010.09.10 07: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촛불로 표현된 남편의 사랑을
      두고 두고 음미하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며칠 후 아내가 한 말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네요...
      "여보, 나 사실 그 촛불 가운데 들어가고 싶었어..."

      2010.09.10 11:38 신고 [ ADDR : EDIT/ DEL ]
  15. 와! 멋집니다.
    그리고 뒤늦었지만 아내분 생신 축하드리고요 ^^

    기분이 좋아지는 글 감사합니다.

    2010.09.10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아내분 생신 늦었지만 너무 축하드려요 ^^
    닭살이라니요 !! 최곤데요~!!!!
    글에서 아내분에 사랑이 넘치시는것 같아서
    너무 보기 좋으세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2010.09.10 13: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티비님 축하인사 집사람에게 전해주니 넘 행복해하네요..^^
      제 아내에게 올해같은 생일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티비님도 늘 건강하시구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0.09.10 15:03 신고 [ ADDR : EDIT/ DEL ]
  17. 저도 늦었지만 축하드림을 보태고 갑니다. 캐냐여행이 아니라 현지에서 살고 계셨다니.. 그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이 많은건 아닌지요~
    인터넷 환경도 이렇게 글이라도 올릴 수 있다는거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구요. 아내분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열악하지만 인터넷을 타고
    한국의 안방에서 보고 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구요 ^^

    2010.09.11 18: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입질의 추억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저도 이 아프리카 산골짝에서 비록 속도는 느려도
      이정도라도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추억님 담에 제가 추억님 위해 이곳 현지인이 냇가에서
      바로 잡아올린 월척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2010.09.12 01:12 신고 [ ADDR : EDIT/ DEL ]
  18. 지금쯤은 조금 좋아지셨나요??
    뜨거운 물이 나온다면..(그러시겠지요..따뜻한 타월로 찜질을 조금 해주시면..많이 좋아지는데..)
    얼른 완쾌 되시면 좋겠네요..

    저도 여자친구가 부항기를 가지고 있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항을 떠 보았는데..
    시퍼런 멍이 한달은 가더군요..^^

    행복한 부부이신것 같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이제 건강하세요..

    2010.10.02 04: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rose님....^^
      펌프로 물을 길어 숯불로 데워서 따뜻한 물을 사용한답니다...^^
      여자친구분이 부항 떠 주셨네요..
      처음에 제 조카가 멋모르고 부항갖고 장난치다
      입술주변에 멍이 들어 한달간 갔는데 얼마나 우습던지요...ㅎㅎ
      로즈님 따뜻한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0.10.03 01:50 신고 [ ADDR : EDIT/ DEL ]
  19. 손발이 오그라 들긴요...넘 보기 좋은데요...^^
    먼 아프리카에서 두분이 부부이시지만
    때론 친구처럼..연인처럼..알콩달콩 지내시길 바랄께요...^^

    2010.10.07 0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플레이이님 반갑습니다...^^
      맞아요... 친구처럼 연인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동갑이라 더 그런것 같아요....

      2010.10.07 03:13 신고 [ ADDR : EDIT/ DEL ]
  20. BloodJin

    우앙~!!
    로멘틱 마사이님!!! ㅋㅋㅋ
    우어 ㅋㅋ 분명 감동이..! 감동이..!!

    2010.10.25 17: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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